히로시마 시내를 거닐다 보면 온갖 맛있는 냄새가 뒤섞여 코가 혼미해지는데요, 그중에서 친구의 추천으로 가게 된 곳이 바로 여기 <카미나리>입니다. 현지인이 추천해 준 닭꼬치(야키토리) 가게라 기대가 컸던 것도 있고, 전 일본에서 체인점 아닌 야키토리집 가는 거 처음이었거든요.
친구에게 전에 토리키조쿠 갔던 얘길 했더니 매우 미묘한 표정을 지었더랬죠...
친구는 "토리키조쿠 맛있긴 하지만..." 이라며 제가 체인점 야키토리 가게 밖에 가보지 못했단 사실을 애석해하는 느낌이었어요.
어디든 여행와서 체인점을 이용했다는 사실은 현지인을 미묘한 기분이 들게 만드나 봅니다ㅋㅋㅋ 체인점 보장된 맛이긴 하지만 기왕 온 거 더 맛있는 집으로 가지.... 이런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충분히 공감 가는 내용이에요.
토리키조쿠 갔던 얘기는 여기.
2025.02.17 - [여행가서 먹자] - [오사카/다이코쿠쵸] 닭꼬치가 맛있는 체인점 <토리키조쿠>
[오사카/다이코쿠쵸] 닭꼬치가 맛있는 체인점 <토리키조쿠>
일본 왔으면 닭꼬치도 먹어줘야지! 란 마음으로 호텔 근처에 있는 닭꼬치집을 미리 알아뒀었는데요, 일행이 토리키조쿠라는 체인점에서 예전에 먹은 적이 있는데 맛있었다는 거예요. 저도 토리
nan72.tistory.com
<카미나리(炭焼 雷 立町店)
일본 〒730-0031 Hiroshima, Naka Ward, Kamiyacho, 1 Chome−5−22 国際ホテル横
영업시간 : 오후 5시 ~ 오후 11시
가게 입구. 이때가 일요일 오후 6시 좀 넘은 시간이었어요. 앞에 자리 남아 있다는 안내글귀가 귀여운 닭그림과 함께 있네요.
카운터석으로 안내 받았는데요. 카운터석 바로 앞 유리 진열장에 재료가 나란히 놓여 있는 게 꽤 볼만해요. 고기는 어느 부위인지, 무슨 재료인지 표시가 되어 있는 것도 좋았네요.
굽는 모습이 오픈되어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한.
메뉴판. 종류가 다양해서 고르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가격대는 꽤 있는 편이에요. 야키토리는 한 종당 하나씩 나오는 거라 300엔에 하나, 350엔에 하나,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소금이랑 소스 둘 중에 하나 선택 가능(메뉴판 보면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닭꼬치 외에도 주먹밥이라든가 사이드 메뉴도 있어요.
이쪽은 주류 메뉴. 일본주는 잘 모르기도 해서 친구 따라 주문해 보았습니다. 저 위에 일본주 3종 골라서 마실 수 있는 걸로.
이렇게 소주잔보다는 조금 더 큰 잔에 직원분이 직접 따라주십니다. 사진 찍을 수 있게끔 잔 뒤에 해당술 바로 뒤에 놔둬 주시는 센스!
왼쪽부터 순서대로 카모킨슈, 자쿠, 키레이입니다. 친구가 주문하는 거 그대로 따라 주문했는데 좋은 선택이었어요. 셋 다 술술 잘 넘어가는 맛있는 술이었습니다.
첫 타자는 본지리(꼬리뼈 부위 고기)랑 간. 둘 다 소금 간입니다.
본지리는 식감 탄력이 유독 좋았던 게 기억나네요. 간도 특유의 식감이 제대로 살아 있어서 맛있게 먹었어요. 한입 베어 물고 그 신선한 맛에 깜짝 놀라기도. 개인적으로 여기서 먹은 꼬치 중 간이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간 때문에 또 오고 싶을 정도로.
유채꽃 꼬치.
친구가 채소 구운 거 좋아해서 주문한 건데 씁쓸한 맛이 은근히 입가심되고 괜찮네요. 고기 먹다가 좀 물린다 싶으면 이런 걸로 입 한번 개운하게 해 준 다음 다시 시작하는 것도 좋을 듯?
오오바멘타이야키.
모찌 들어간 건데 차조기 잎이 들어가서 씁쓸함과 쫀득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돼지고기 꼬치. 멘타이(명란)도 들아간 것 같긴 한데 솔직히 차조기 맛이 강해서 먹는 동안엔 잘 못 느꼈네요. 담백한 맛.
레타스마키. 소금 간입니다.
요것도 담백합니다. 소스 쪽으로 주문하면 어떨지 궁금하네요.
츠쿠네(소스)랑 심장(소금).
간이 세지 않고 딱 좋아서 맛있어요. 그리고 심장이 참 제 취향이덥니다... 제가 내장계열을 참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간도 너무너무 취향이었는데 심장 식감이 말랑말랑 쫀득쫀득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날개(소금).
안정적으로 맛있습니다. 이 가게 전체적으로 고기 퀄리티가 좋아요.
아스파라거스마키(소금). 아스파라거스에 돼지고기를 말았습니다.
역시나 맛있어요. 얘도 소스 쪽이 궁금하네요.
목살(세세리). 소스 간입니다.
앞에서 목살 소금 간 버전으로 주문해서 맛있게 먹고(사진을 못 찍음) 소스 쪽이 궁금해져서 또 주문해봤어요. 맛있습니다. 목살 소스 버전 추천.
소스 맛이 진하지 않고 적당한데 사람에 따라서 싱겁다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소금간 쪽은 재료 본연의 신선함을 즐기기 좋습니다만 이쪽도 양념 간과 마찬가지로 사람에 따라 심심하다 느끼실 수도. 자리에 시치미, 소금 등의 조미료도 있으니 더 간을 세게 해서 드시고 싶은 분은 이용해 보시면 좋을 듯.
중간에 술 떨어져서 주문한 일본주 덴슈.
오늘 마신 술 중에 제일 맛있었어요.
껍질(소스).
아삭아삭하면서도 말랑말랑한 식감이 좋아요. 써놓고 보니 이게 무슨 화려하고 심플한 디자인 같은 소리냐 싶겠지만 먹고 든 생각이 저거라서... 겉바속촉에 가깝다고 해야 되나...
단새우와 까망베르치즈 구이.
슬슬 마무리 단계. 후식 같은 느낌으로 위장을 채워주기.
마지막으로 야키당고! 디저트로 깔끔하게(?) 끝.
둘이서 이렇게 먹고 1만 엔 좀 안 되게 썼습니다(사진엔 없지만 친구가 마신 술도 포함).
전체적으로 재료가 신선해서 소금 간으로 충분히 즐기실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저가형 닭꼬치는 재료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 그걸 양념소스로 무마하려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 가게는 질로 승부한다는 마음가짐이 요리에서 강하게 드러나는 곳이었어요. 그래서 오히려 간을 세게 안 했던 것 같네요. 먹을 때는 아 고기 질은 너무 좋은데 간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신선한 재료로 구운 닭꼬치가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지 뭐예요. 술도 좋았고...
다시 또 들르고 싶은 맛있는 가게였습니다.
'여행가서 먹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남 강진] 다과와 함께 여유를 즐기는 전통찻집 <백운차실> (0) | 2025.04.20 |
---|---|
[히로시마 맛집] 특별한 계절한정 라멘이 있는 <가바> (3) | 2025.04.19 |
[히로시마 맛집] 골목길에 숨어 있는 맛있는 이자카야 <자코마루> (2) | 2025.04.07 |
[후쿠오카] 하카타역에서 간식거리 사기(feat.한큐 백화점) (16) | 2025.03.29 |
[후쿠오카/하카타역] 간단하게 조식/야식 먹을 수 있는 곳(탄야/요시노야/수프 스톡 도쿄) (0) | 2025.03.28 |